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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신작이자 대한민국 영화역사상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을 어제 관람하고 왔습니다.
예고편에서 워낙에 단편적인 부분만 보여줘서 내용이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내용을 까보니 참...잔인하면서도 씁쓸한 감정을 지워낼 수가 없었던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기생충의 줄거리
내용은 간단합니다. 반지하 집에 살고있는 4인가족이 우연찮게 부잣집 가족들과 엮이면서 일어나는 '가족희비극'입니다.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의 가족은 피자박스를 접으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핸드폰이 끊겨 다른 곳의 와이파이를 이용하지 않으면 카카오톡조차 할 수 없는 이 사회의 하층민입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최우식)가 민혁(박서준)의 소개로 우연찮게 부잣집에 과외아르바이트를 얻게됩니다. 기우는 특유의 말재간을 이용해 부잣집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몰아내고 가족모두를 그 부잣집에 취직을 시키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부잣집에는 충격적인 비밀이 숨어있었고 이를 알게되면서 기택의 가족은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대략의 감상후기
봉준호 감독의 이전작품들 <괴물>이나 <설국열차>를 보면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허나 이번작품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단순하게 포스터만 봤을 때는 "아 저 가난한 가족들이 부잣집에 기생하면서 결국 저 자리를 차지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러한 생각은 정말 처참하게 무너져버렸습니다.
여러 다양한 매체에서 묘사했었던 '부자는 나쁘고, 가난한 사람은 착하다'라는 설정은 <기생충>에서는 이를 조롱이라도 하는듯한 설정을 보입니다. 가난한 자들을 대변하는 기택의 가족은 사기꾼 범죄자 집단이며, 자본가에 저항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기생충'과 대립하는 모습만 보여줍니다. 오히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부잣집 딸 다혜(현승민)에 의해 기우가 실려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기생충들은 숙주에게 기생하며 숙주의 영양분을 빨아먹습니다. 영화에 대입해보면 부잣집에 기생하고 있던 기택의 가족과 근세, 문광은 숙주인 박사장(이선균)가족에게 기생하며 그들 나름의 호위호식을 누립니다. 일종의 낙수효과같은거죠. 근세는 박사장의 콩고물을 받아먹으며 박사장을 존경하기까지 합니다. 정작 박사장은 그의 존재조차도 모르는데 말이죠. 박사장의 입장 즉, 자본가의 입장에서 하층민은 존재조차도 모르는 정말 벌레만도 못한 존재로 여겨질지도 모르지요.
어느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박사장의 가족이 캠핑을 떠난 틈을 타 기택의 가족은 잠시나마 부자들의 생활을 영위합니다. 비싼 양주도 먹으면서요. 하지만 얼마못가 그들의 꿈만같은 하룻밤은 최악의 하루가 되어버립니다. 박사장의 가족이 귀가했을 때 마치 불을켜면 사라지는 벌레들 처럼 테이블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기택의 가족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기택의 가족은 빠져나와 다시 집으로갑니다. 아방궁같은 그 곳에서 내려와 계속해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집은 침수가 되버린 후 였고 그들은 순식간에 수재민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박사장가족은 '비가 오니 날씨가 좋아졌다'면서 가든파티를 열게됩니다. 그리고 기택의 가족을 불러 일을 시킵니다. 이 시점에서 기택의 심정은 극으로 치닫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연재해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그저 나쁜날씨에 불과했던 것이었던거죠. 절망을 느끼면서도 박사장의 호출에 옷을 입고 출근을 한 기택의 모습은 정말 자본앞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참담한 하층민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씻어낼 수 없었던 그 '냄새'. 그 '냄새'로 인해 기택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고 박사장과 기택의 가족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됩니다.
인상깊은 장면
개인적으로 가장 마지막장면이 너무나도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저택의 지하에 갇혀버린 기택을 꺼내기위해 기우는 그 집을 사버리겠다고 굳게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그 저택에서 기우와 기택은 껴안죠. 하지만 이 장면은 기우의 상상 속의 장면일 뿐이었고 이내 반지하에 머물고있는 기우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봉준호 감독에 의하면 기우의 벌이로 그 저택을 사려면 5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즉,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오늘날의 계층이동은 불가능하다 라는 점을 극명하게 나타낸 장면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모로 인상깊고 씁쓸하며 계속 되짚어보게되는 영화 기생충.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주저하지말고 극장으로 가서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특히 사운드가 특화된 상영관이라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4K에 돌비애트모스 까지 적용된 영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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